이중모음에서의 제 2포먼트 기울기(F2 slope) : 파킨슨병 환자군과 정상군 간의 비교

Abstract

음향음성학적 분석은 말명료도에 대한 청지각적인 평가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말 특징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 중에서 제 2포먼트(F2)는 혀의 전후 움직임, 조음장소와 관련되어 있으므로, 신경학적 문제가 있는 화자들의 이중모음에서의 제 2포먼트 기울기(F2 slope)를 측정하여 조음기능의 문제점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완만한 F2 slope는 더 긴 시간 동안 조음에 대한 움직임이 있으며, 혀의 움직임이 더 적은 범위에서 천천히 이루어졌다는 것을 반영한다. 따라서 F2 slope 측정은 말 움직임의 속도를 반영하는 역동적인 측정방법이 되며 전체적인 말명료도를 예측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50~70대의 파킨슨병 여성 환자 9명과 정상 여성 성인 10명을 대상으로 이중 모음이 포함된 네 개의 단어(야자, 의자, 위장, 왜가리)에서 F2 slope를 분석하여 집 단 간에 차이가 있는지를 알아보았다. 연구 결과와 그에 따른 논의점은 다음과 같다. 파킨슨병 환자군의 F2 slope가 정상군에 비해 유의하게 완만하였다. 전이 구간은 파킨슨병 환자군이 정상군보다 더 길었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반면, 전이 정도는 더 작게 나타났으며 단어 ‘야자’에서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으며, 단어 ‘의자’에서도 파킨슨병 환자군의 전이 정도가 더 작은 경향성을 보였다. 즉, 파킨슨병 환자가 이중모음 산출 시 전이 구간보다는 전이 정도에 의한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이는 경직으로 인해 혀의 운동 범위가 작아져서 인해 정상군에 비해 구강 내의 움직임에 제한을 받고 있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본 연구를 통해 이중모음이 포함된 단어에서 파킨슨병 환자와 정상 성인의 F2 slope를 비교해 보아 병리학적인 특징에 따른 조음기제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었다. 이와 같이 이중모음 과제를 통한 음향음성학적인 분석 방법은 임상에서 환자의 말명료도를 평가함에 있어서 임상가의 주관적인 청지각적 평가를 뒷받침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될 수 있으며, 치료 효과를 비교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후속연구에서는 단어와 문장 수준에서의 F2 slope에 차이가 있는지 비교해 볼 수 있을 것이며, F2 slope와 말명료도의 청지각적인 평가와의 상관성을 연구해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