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특성별 일-가정 갈등에 따른 불면증의 유병 위험

Abstract

일-가정 갈등(Work-Family Conflict)은 일과 가정 역할에 대한 요구를 동시에 충족시키지 못하여 일이나 가정의 역할에 몰두하지 못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일-가정 갈등은 직장에서 요구되는 역할로 인해 발생하는 가정의 갈등(work-to-family conflict, WFC)과 가정에서 요구되는 역할로 인해 발생하는 직장의 갈등( family-to-work conflict, FWC)의 두 가지로 나뉘며, 이러한 갈등으로 인해 정신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불면증이 유발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성별, 연령, 직업 유형 및 근무환경에 따른 일-가정 갈등과 불면증의 연관성을 확인하고 일-가정 갈등이 불면증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는지 확인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제5차 근로환경조사(Korean Working Conditions Survey, KWCS) 대상자 50,205명 중 임금근로자인 23,823명을 대상으로 수행되었다. 일-가정 갈등에 따라서 WFC와 FWC가 모두 낮은 군(Low Work-Family Conflict), WFC가 높은 군(High WFC), FWC가 높은 군(High FWC), WFC와 FWC가 모두 높은 군(High Work-Family Conflict)의 4가지 군으로 분류하였다. 종속변수인 불면증은 자가보고형 불면증 최소스크리닝척도(Minimal Insomnia Symptom Scale, MISS)를 이용하여 조사하였다. 인구학적 특성과 직업적 특성, 정신건강 특성을 포함하여 일-가정 갈등과 불면증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카이제곱검정과 이분형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수행하였고, 성별, 나이, 직업 유형, 교육 수준, 근무환경에 따른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하위집단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수행하였다. 분석 결과 Low Work-Family Conflict 군에 비해서 다른 군의 불면증 발생의 오즈비는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으며, High Work-Family Conflict 군의 오즈비는 3.63(95% 신뢰구간 3.26-4.05)이었다. 또한, 하위그룹 분석 결과 여성보다 남성에서 일-가정 갈등으로 인한 불면증의 발생 오즈비가 높았으며 특히 High WFC 군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연령과 직업 유형을 층화해서 분석했을 때, 20-29세 군과 서비스 및 판매직에서 High Work-Family Conflict 군의 오즈비가 가장 컸다. 근무환경에 따른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서 근로 시간과 교대근무 여부를 층화하여 분석하였는데, 주간 근로 시간이 길거나 교대근무를 하는 경우 High WFC 군의 오즈비가 컸으나 반대로 주간 근로 시간이 짧거나 교대근무를 하지 않는 경우 High Work-Family Conflict 군의 오즈비가 컸다. 연구 결과, 불면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일-가정 갈등으로 발생하는 스트레스로 인해 불면증이 발생할 위험이 증가한다. 또한, 여성뿐 아니라 남성 근로자에서도 이러한 위험이 비슷하거나 크게 나타났으며, 연령과 직업 유형 및 근무환경에 따라 일-가정 갈등과 불면증의 연관성의 차이가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국내 근로자의 불면증을 관리 할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하도록 노력해야 한다.